개발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논하는 수많은 책이 있지만 이 책은 그것들과는 조금 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기술이나 개발 방법론을 익혀 일의 효율을 늘리는 것보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활용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프리랜서 개발자가 생각보다 괜찮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피고용인으로서의 개발자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작가인 존 스메즈는 개발자란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높은 가격에 파는 직무라고 말하였다.
나 자신을 재화로 판단하고 객관적인 시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게 다소 비인격적으로 보이지만
인적자원이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회사의 관점에서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느껴진다.
회사에 오래 남기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옮기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라는 말 또한 인상깊었다.
책이 나올 당시만해도 평생 직장이 당연시되었고 이직이라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런 것이었다.
지금은 이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진 덕분에 한국 내에서도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올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 책에서는 꾸준히 프리랜서로 독립하라는 말을 강조한다.
그리고 프리랜서로 독립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알려주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인이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어플리케이션을 판다고 가정했을 때 지인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홍보하면
지인의 지인을 타고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길거리에서 팜플렛을 내밀며 알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다.
서비스 판매 전략과는 별개로 업무량의 변화에 대한 접근 방식도 흥미로웠다.
프리랜서의 시간은 돈 그 자체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는 곧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회사 다니던 시절을 곱씹어보니 아침에 회의를 핑계로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작업이 끝나고 할 일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멍 때렸던 경험이 있었다.
이렇게 매일마다 시간을 낭비해도 회사원의 월급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리랜서에게 잠깐의 시간 떼우기란 그만큼 일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막연히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 독립하길 원한다면
우선 직장인으로서의 고정 수입과 프리랜서로서의 변동 수입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인적자원으로서의 개발자인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작가는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추천하였다.
그것은 흔히들 알고 있는 블로그, SNS, 강연, 출판이다.
개발자로서의 방향을 알려주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강사도 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직장인, 프리랜서, 창업가 할 것없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상대방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다.
블로그나 SNS는 누구나 접근하기 쉽지만, 강연이나 출판은 어려운 면이 있다.
작가는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제시하면서 우선 해보라고 말하였다.
확실히 유명한 유튜버들이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누구나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시작조차 하지 않으면 큰 존재로 발전할 수 없다.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지만 직접 실천하는 행동력을 가지기는 확실히 어렵다.
재무관리에 대한 부분에서는 월급을 분배하고 연봉을 올리는 것 외에 투자를 강조한다.
특히 대중에게 친숙한 주식 투자보다 옵션 투자를,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추천했다.
작가가 미국인이라는 점과 다소 옛날에 작성된 글이라 지금과 맞지 않는 점이 있지만
부동산 투자의 중요성만큼은 나도 동의한다.
작가가 주장하는 부동산 투자는 다주택을 소유하고 월세를 받는 방식이지만 이것은 현재 한국의 상황과 맞지 않다.
하지만, 자본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있는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투자는 필수적임을 가슴 속에 새기고 있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개발자와는 거리가 멀어지지만 개인으로서 중요한 내용이 많이 수록되었다.
과거 개발자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어 마르거나 뚱뚱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작가는 근육질의 개발자가 되라고 한다.
나도 군대에 있을 시절에 우연찮게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식단과 근력 운동은 지금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앉아서 일하는 직업인만큼 허약해지기 쉽고 건강 악화로 일을 못하게 된다면 시간 손실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개발자로서 기술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고 닦은 기술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한 체력도 중요하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영혼이 깃든다 하지만 단순히 몸을 발전시키는 것말고도 정신을 같이 발전시켜야 한다.
자기개발서에서 항상 나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하나의 방식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작가는 앞서 자신의 조언들을 실천하는데 도움을 줄 책을 여러 권 추천했다.
'인간관계론'이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같은 유명한 책들 외에도 기술서나 자기개발서가 다수 있다.
이 책은 한국에서 자라 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지도 모르는 책이다.
그의 루트를 따라간다면 젊은 나이에 경제적 독립을 달성하는 것도 꿈이 아닐 것이다.